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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s Gone 리뷰 – 생존과 상실의 길을 달리는 오픈월드 바이커

by 혀느님 2025. 9. 10.

1. 서론


《Days Gone》은 벤드 스튜디오(Bend Studio)에서 개발하고 2019년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가 발매한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를 무대로 삼고 있으며, 좀비와 유사한 존재인 ‘프리커(Freaker)’들이 지배하는 황폐한 미국 북서부 오리건을 배경으로 한다. 플레이어는 주인공 디컨 세인트 존(Deacon St. John)을 조작하여 생존과 구원, 그리고 인간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출시 당시 평가는 호불호가 갈렸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게임의 진가가 재평가되었다. 특히 광활한 오픈월드, 몰입감 있는 스토리, 그리고 대규모 프리커 무리를 상대하는 독창적인 전투 시스템은 꾸준히 게이머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2. 배경과 세계관


《Days Gone》은 세계적인 전염병으로 인류가 붕괴한 뒤의 이야기를 다룬다. 생존자들은 각자 캠프를 꾸려 살아가며, 군대 잔당과 폭력 집단, 광신도 집단이 혼재된 무질서한 세계가 그려진다. 오리건의 숲과 산악 지대는 게임의 배경이자 위협적인 존재로, 아름다움과 공포가 동시에 공존한다.

특히 이 작품은 단순히 좀비 아포칼립스가 아니라, 인간 사회가 무너졌을 때 남겨진 인간들의 욕망과 갈등을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디컨은 아내 사라를 잃었다는 상실감과 동료 부저와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며, 플레이어는 그 감정을 직접 체험하게 된다.

3. 주인공과 서사


디컨 세인트 존은 전직 군인이자 모터사이클 갱단의 일원이었다. 전염병 발생 후 그는 생존자이자 현상금 사냥꾼으로 살아가며, 끊임없는 방황 속에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아간다. 게임의 초반부는 단순한 생존과 전투에 치중하지만, 점차 진행할수록 아내 사라의 생존 가능성이 드러나고, 이야기는 개인적인 구원의 여정으로 확장된다.

스토리텔링은 종종 반복적인 임무 구조로 비판받았으나, 디컨의 인간적인 면모와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는 진정성을 부여한다. 특히 부저와의 우정, 사라와의 재회는 서사의 감정적 핵심으로 작동한다.

4. 게임플레이와 시스템


《Days Gone》의 핵심은 모터사이클과 생존이다. 디컨은 언제나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며, 연료와 수리를 관리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플레이어의 생존을 좌우하는 중요한 자원 관리 시스템으로 작용한다.

전투는 총기, 근접 무기, 덫, 폭발물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프리커 무리, 즉 ‘호드(Horde)’를 상대하는 순간은 게임의 백미다. 수백 마리의 프리커가 물밀 듯 몰려오는 상황에서 플레이어는 환경을 활용해 불을 지르거나 폭발물을 터뜨리며 생존해야 한다. 이 장면들은 다른 좀비 게임에서는 보기 힘든 압도적인 긴장감과 스펙터클을 제공한다.

게임에는 낮과 밤, 날씨 변화가 존재하며, 이는 프리커의 활동 패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낮에는 비교적 약한 개체들이 많지만, 밤이 되면 강력한 프리커가 활발히 움직여 플레이어를 위협한다. 이처럼 환경과 시간의 변화가 게임 플레이에 긴밀히 연결되어 있어, 몰입감을 높여준다.

5. 시각적 연출과 사운드


오리건의 숲과 산악 지형은 이 게임의 핵심적인 매력이다. 아름답지만 동시에 위협적인 풍경은 플레이어에게 고독과 긴장을 동시에 안겨준다. 세밀하게 구현된 자연 환경은 게임 내 생존 경험을 현실적으로 만들어 주며, 바이커 특유의 자유로운 방랑자의 감각과도 맞물린다.

사운드 디자인 또한 돋보인다. 엔진 소리, 바람, 비 오는 소리, 그리고 멀리서 들려오는 프리커의 비명은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배경 음악은 서정적이면서도 어둡고 쓸쓸한 분위기를 강조하며, 디컨의 고독한 여정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한다.

6. 평가와 재조명


출시 당시 《Days Gone》은 반복적인 퀘스트, 버그, 긴 로딩 시간 등으로 인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패치와 최적화 이후 게임의 완성도는 크게 개선되었으며, 오히려 시간이 흐르면서 충실한 오픈월드 경험과 감정적인 스토리로 많은 팬을 확보했다.

PC 버전 출시 이후에는 60프레임 지원과 개선된 그래픽 덕분에 새로운 유저층에게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지금은 “저평가된 명작” 혹은 “재평가가 필요한 작품”으로 불리며, 속편을 바라는 목소리도 꾸준하다.

7. 결론


《Days Gone》은 단순히 좀비를 쏘고 달리는 게임이 아니다. 그것은 상실과 생존, 희망과 구원의 이야기를 담은 방랑자의 여정이다. 오픈월드 특유의 자유로움과 몰입감 있는 환경, 대규모 호드 전투는 분명 독창적이며, 디컨이라는 인물의 인간적인 고뇌는 플레이어에게 깊은 공감을 준다.

비록 완벽한 게임은 아니지만, 《Days Gone》은 서사적 감정과 게임적 긴장감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작품이다. 만약 오픈월드 생존 게임에 관심이 있고, 감정적인 몰입과 긴장 넘치는 전투를 동시에 느끼고 싶다면 이 게임은 충분히 플레이할 가치가 있다.